안녕이라는 말은 유치하고

잘 가라는 말은 정이 묻어 있어서

차라리 아무 말 않는 것이 좋겠다


너 때문에 눈 멀었던 순간들

이쯤에서 안녕을 고할 때


얼어붙은 가슴에서 모든 슬픔은 죽고

새로운 시간을 어둠에서 걸어 나와

부질없는 기다림에 종지부를 찍을 때


쓸쓸히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는 것

너는 할지 모르나 나는 절대 하지 않겠다

어리석었던 날들 기억 저편에 끼워 넣고

이것이 진정한 이별임을 고한다


뇌리에 총총히 박혔던 너의 기억을 뽑아내고

가슴속 차곡차곡 쌓았던 너의 이력을 비워낸다


그래도 한 번쯤 돌아보고 풀까

재촉하는 걸음이 젖어든다 해도

나는 미련 없이 간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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