글
김설하 -이별, 그 찬란한 자유
∨시∨
2017. 9. 25. 17:22
안녕이라는 말은 유치하고
잘 가라는 말은 정이 묻어 있어서
차라리 아무 말 않는 것이 좋겠다
너 때문에 눈 멀었던 순간들
이쯤에서 안녕을 고할 때
얼어붙은 가슴에서 모든 슬픔은 죽고
새로운 시간을 어둠에서 걸어 나와
부질없는 기다림에 종지부를 찍을 때
쓸쓸히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는 것
너는 할지 모르나 나는 절대 하지 않겠다
어리석었던 날들 기억 저편에 끼워 넣고
이것이 진정한 이별임을 고한다
뇌리에 총총히 박혔던 너의 기억을 뽑아내고
가슴속 차곡차곡 쌓았던 너의 이력을 비워낸다
그래도 한 번쯤 돌아보고 풀까
재촉하는 걸음이 젖어든다 해도
나는 미련 없이 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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